"日, 군함 레이더 '몽니'…초계기가 오히려 위협비행"

입력 2018-12-30 15:54   수정 2018-12-30 16:17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P-1)를 레이더로 조사(照射)했다는 일본 측 주장과 관련해 국내 민간 전문가들은 사격통제 레이더가 일본 초계기를 겨냥하지 않았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오히려 무장한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에 근접해 저공비행한 게 위협행위였다고 평가했다.

30일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해상자위대 P-1 초계기에서 촬영한 광개토대왕함의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레이더 경보음으로 추정되는 소음이 들리는 시점에 레이더의 방향은 P-1을 조사할 수 없는 위치였다"고 밝혔다.

광개토대왕함 사통 레이더는 광범위한 탐색 목적인 탐색레이더(MW08)와 사격을 위해 표적에 빔을 쏴 거리를 계산하는 추적레이더(STIR)가 있다. 일본은 '조사'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광개토대왕함이 추적레이더로 P-1을 겨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개토대왕함은 전후방에 2대의 추적레이더를 보유하고 있다. P-1에서 레이더 경보음이 울릴 당시 전방 추적레이더는 150도가량, 후방 추적레이더는 60도가량 초계기와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다는 게 류 연구위원의 분석 결과다.

류 연구위원은 "스티어 레이더를 제작한 탈레스사의 자료를 보면 레이더 빔의 폭이 1.4도 정도"라면서 "이를 고려하면 광개토대왕함에 추적레이더를 운용했더라도 P-1을 조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군은 광개토대왕함이 빠르게 접근하는 일본 초계기 P-1을 식별하기 위해 영상 촬영용 광학카메라를 작동했지만 추적레이더 빔을 방사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P-1이 광개토대왕함의 탐색레이더 전자파 또는 북한 선박 구조활동을 함께 벌이던 우리 해경정 삼봉호의 켈빈 레이더 전자파를 추적레이더로 오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해상초계기를 20년 이상 운용한 심재옥 해군 예비역 준장은 "해경정 레이더는 추적레이더와 마찬가지로 I밴드를 쓰기 때문에 오인할 가능성도 있다"며 "동영상에서 P-1 초계기가 화기관제 레이더에 접촉했다고 언급하는 순간 광개토대왕함과 해경정이 유사한 선상에 있었다"고 말했다. 탐색레이더는 주파수 대역이 G밴드여서 추적레이더로 오인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정은 켈빈 레이더를 사통 겸용으로 쓰고 있다. 어선 구조활동을 위해 당시 이 레이더를 가동 중이었다.

전문가들은 광개토대왕함에 탑재된 화기가 P-1을 겨냥하지 않은 데다, P-1 역시 회피기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가 공개한 동영상은 광개토대왕함이 추적레이더를 가동했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인도주의적 구조활동을 하던 광개토대왕함을 향해 위협비행을 한 사실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군에 따르면 과거 러시아 군용기가 일본 초계기와 같은 위협 비행을 했다가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지난 5월 러시아 Su-24 전폭기가 영국 군함의 약 100ft(약 30m) 상공으로 통과해 영국은 러시아에 강력히 항의했다. 2015년 6월에도 같은 기종 전폭기가 미국 군함 상공 500m 이내로 통과해 미국은 러시아에 강력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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